샤오미 홍미 4X 액정 수리하기 (삽질 포함)

1년전 쯤에 직구로 $130에 구입한 샤오미 홍미4X를 잘 쓰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져 액정이 와장창 박살이 났다.

그 전에도 떨어뜨린 적은 여러번 있었지만, 이번에는 액정이 땅 방향으로 떨어져서 그랬던 것 같다.

중국에서 직구한 폰이라 정식 AS센터는 없다. 그래도 샤오미폰을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사설 수리업체들이 있었다. 대충 알아보니 액정 수리비가 7~8만원 정도. 14만원에 산 폰을 8만원을 내고 액정 수리를 한다는게... 좀 그랬다. 1년 정도 썼으니 더욱 더.

그런데 샤오미폰 액정을 수리하는 방법에 대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더 알아보니 Aliexpress에서 홍미4X의 액정을 $20 정도의 가격에 판매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몇몇의 성공기와 실패기도 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액정을 사다가 직접 수리를 했으며, 처음은 실패했고, 두번째는 90%정도 성공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액정을 교체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홍미4X가 아니라 다른 기종도 동영상과 부품만 구할 수 있으면 직접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과정을 기록해본다.

(주의사항: 나의 경우도 두번째에야 성공했고, 여러분도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동영상을 꼼꼼히 보기 바라고, 본인의 침착함/신중함/기술이 중요하다.)

액정 교체 방법이 담긴 유튜브 영상 찾기 


유튜브에서 "redmi 4x lcd replacement"라고 검색하면 여러개의 영상이 나온다. 그 중에서 교체 과정이 가장 자세히 나온 아래 영상을 선택해서 공부를 했다.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아서 내가 직접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액정과 접착제 주문하기 

홍미4X용 액정은 Aliexpress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액정 테두리의 색깔을 고를 수 있는데, 여기에 with Frame이냐 without Frame이냐를 고를 수 있다. 무슨 말인지 잘 몰라서 설명을 보니 프레임이 있는게 더 쉽다고 한다. 그래서 블랙으로 프레임 있는 걸 구입했다. (사실 이게 첫번째 실패의 이유였다)


위 설명 동영상을 보면 T-8000이라는 접착제를 사용한다. 스마트폰 조립에 많이 사용하는 접착제라고 한다. 투명하고, 점도가 적당하고, 주둥이가 주사바늘 형태로 되어 있어 정교하게 바를 수 있어 장점이다. 이 접착제는 우리나라에서 팔지 않고, 대체할 만한 것도 찾지 못해서 $3 밖에 되지 않지만 Aliexpress에서 직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액정은 금방 왔지만, 이 접착제는 한달이 넘게 걸려서 도착했다는 거. 

부서진 액정 교체하기 - 1차 실패

교체할 액정 키트는 다음 사진과 같은 구성이다. 프레임이 포함된 액정과 수리에 필요한 미니 드라이버와 분리를 위한 장비들이 들어있다. 퀄리티가 그리 높지는 않다. 그래도 한번 수리할 정도는 가능하다. 


먼저 스마트폰의 전원을 끈 상태에서 날카로운 플라스틱 끝을 집어넣고 뒷판을 분리한다. 처음엔 쉽지 않으니, 다소 과감하게 해야 한다.


뒷판을 다 분리하여 조심스럽게 들어내면 아래 사진과 같이 연결된 선을 볼 수 있다. 조심스럽게 떼어낸다.


뒷판을 완전히 분리한 모양이다.


이제 조그만 나사들을 풀어서 윗덮개를 제거한다.

그 다음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배터리의 전원선을 분리하는 것이다. 아래 사진의 주황색 동그라미 커넥터를 손톱으로 떼어낸다. 분해할 때는 배터리를 가장 먼저 분리해야 하고, 조립할 때는 배터리를 가장 나중에 연결해야 한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분해/조립하다가 숏서킷으로 인해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다음으로 아래쪽 부품(스피커로 추정)을 떼어낸다. 여기는 특별한 케이블이 없다.


다음으로 메인보드를 분리한다. 동영상을 꼼꼼히 보면서 플랫케이블 커넥터를 떼어내고, 두개의 ZIF(Zero Insertion Force) 커넥터도 떼어낸다. ZIF 커텍터는 힘으로 빼면 안되고, 레버를 들어올리면 쉽게 분리된다. 그리고 나사를 모두 풀면 아래와 같이 분리된다. 카메라 렌즈가 빠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다음으로 배터리를 분리한다. 배터리 아래쪽을 날카로운 드라이버로 긁어보면 테이프의 끝이 잡힌다. 드라이버를 살살 돌려 테이프를 제거할 수 있다.


 모두 분리하면 다음과 같은 모양이다. 의외로 단촐하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프레임이 있는 액정"이 교체하기 쉽다고 해서 샀는데, 정작 기존 프레임과 대보니 서로 다른 부분이 있었다. (빨간 네모로 표시한 부분) 버전이 다른 것인지 그냥 바꿔도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유튜브에도 프레임있는 액정의 교체 방법이 나온 건 없었다. 유튜브에는 모두 프레임없는 액정 교체법만 나와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프레임에서 액정을 떼기로 했다. 잘 안떨어지길래 열풍기를 쓰고 억지로 떼었더니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아직은 확인할 길이 없으니 액정을 접착제로 붙이기로 한다. T-8000 접착제가 아직 오기전이라 집에 있던 하얀 실리콘 접착제를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실리콘 접착제는 패착이었다. 흰색 실리콘이 보기 싫게 돌출될 뿐 아니라, 실리콘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았다.


액정을 결합하고 아래 부품과 윗 기판을 설치한다. 커넥터를 모두 연결하고 마지막으로 배터리 전원을 연결한다. 이때 빠뜨리지 않아야 할 것은 아래 주황 동그라미에 있는 안테나 선 연결이다. 기판의 뒷쪽에 연결하고 고정해야 한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원을 넣어봤지만 사진과 같이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 무리하게 액정을 떼어내면서 유리도 깨졌고, 열풍기 때문에 부품도 손상이 온 듯 하다. 터치를 해보니 스마트폰 자체는 동작하는 것 같았다.


액정 교체하기 다시 시도 - 90% 성공 

실망스러웠지만, 한번 삽질을 해보니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스마트폰이 의외로 분해/조립이 복잡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시도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같은 사이트에서 "프레임없는 액정"을 주문했다. 그리고 때마침 T-8000 본드도 도착했다. 2주 후 액정이 도착했을 때 다시 액정 교체를 시도했다.

새로 온 액정은 다음과 같은 구성이다. 프레임이 없기 때문에 조금 싸다. 파란색 비닐을 벗기고 설치해야 한다.


저번에 실리콘으로 붙인 깨진 액정을 떼어냈다. 남아있는 지저분한 실리콘을 모두 제거한다. 시큼한 냄새의 원흉이다.


이게 T-8000 본드다. 주사기 모양의 주둥이라 작은 양을 바를 수 있고, 냄새도 색깔도 없어 딱 좋다.


한번 해봤기 때문에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거의 마무리할 때까지 순조롭게 되었지만, 액정을 프레임에 고정하면서 손에 힘을 주다가 윗쪽 유리가 살짝 깨졌다. ㅠㅠ

힘을 주어 누르지 말고 차라리 바닥에 두고 적당한 무게로 눌러두는게 나을 듯.

어쨌든 위에 약간 깨진 것을 빼고는 모두 정상적으로 동작함을 확인했다. 아무래도 정품 액정이 아니다 보니 유리가 약한 것 같다. 보호 필름을 설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중국 폰을 직구하는 사람이라면 액정 수리 정도는 직접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한번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물론 한두번 실패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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