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신 스마트폰에 둔감한 편이다. 내가 스마트폰을 고르는 기준은 1등 제품이 아닐 것(그래야 다 같이 먹고 살 것 아닌가?), 가성비가 뛰어날 것, 튼튼할 것, 되도록 작을 것, 그리고 절대적인 가격이 쌀 것. 이 정도이다.
그래서 전에는 팬텍의 VEGA 아이언을 사서 만족스럽게 잘 쓰고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 아들놈이 가지고 놀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액정이 깨지고 말았다. 액정 수리비를 알아보니 15만원 정도... 이 정도면 그냥 새거 사겠다 싶어서 깨진 상태에서 버텼다.
그러나 와이프가 폰을 바꾼다길래 따라 갔다가, 얼떨결에 나도 폰을 장만해 버렸다. 순전히 우발적인 상황이었다.
와이프는 뒷면에 멋스러운 가죽이 덧대어져 있는 LG G4를 택했고, 나는 요즘 뜨고 있고 튼튼해 보이고 가격도 싼 TG의 루나(LUNA)폰을 택했다. LG에서 G4를 대량으로 밀어내는지, 실제 이 두 폰의 스펙은 현격한 차이가 나지만 구입 가격은 비슷했다. 뭥미?
LG G4의 카메라가 끝내준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낮에 찍어보니 루나폰이나 G4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자세히 보면 G4가 더 선명하고 색감이 좋긴한데, 루나도 나쁘진 않았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는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얼마전 해가 질 무렵 와이프와 산책을 나갔는데, 길이 너무 예뻐서 우리 둘 다 각자의 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비슷한 곳에서 찍은 사진들을 비교해 보니 확연한 차이가 났다.
결론적으로 루나폰에 비해 G4의 렌즈가 훨씬 밝았다. 아래 두 사진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찍은 것으로 위가 루나폰, 아래가 G4로 찍은 것이다. 확연하게 밝기 차이가 난다. 저 때는 해가 질 무렵인데, 실제 상황은 G4로 찍은 것과 비슷한 밝기였다.
이번에는 같은 나무를 찍어 보았다. 루나폰은 어둡게 나온 반면, 낮에 찍은 것처럼 G4는 환하게 나온다.
이렇게 차이를 확인하고는, 나는 슬며시 루나폰을 집어 넣고, 와이프 G4를 뺏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시간이 좀 더 지나 완전히 어둑어둑해 졌을 때, 억새를 배경으로 멋진 노을을 찍었는데, DSLR이 아닌한 이렇게 멋진 사진이 나올 수 있을까 싶다. 내가 찍었지만 정말 멋진 사진이 나왔다.
정말 카메라 하나는 LG G4가 갑이다!!!!!
그 밖에 두 폰을 2주 정도 써본 후 장단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LG G4의 장단점
- 장점 : 뭐니뭐니해도 카메라가 끝내준다. 무지 가볍다. 뒷면 가죽이 멋스럽다. 부드러운 곡선이 궁둥이에 딱 맞는다. (하지만 아줌마들은 뒷주머니에 폰 끼우고 다니지 않는다. ㅡ,.ㅡ)
- 단점 : 뒷면이 둥글어서 내려놓고 터치하면 덜렁덜렁 거린다. 뒷면에 있는 키는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카메라 렌즈와 키의 위치가 비슷해서 자꾸 렌즈에 손이 닿는다.
- 장점 : 난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와이프는 예쁘다고 한다. 메탈이라 튼튼할 것 같다. 단단해서 호신용으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 단점 : 엄청 무겁고 크다. 카메라는 평범한 수준. 키 조작감이 별로다. SKT만 된다. 집에 있는 IPTIME 공유기에 접속이 안된다. (알아보니 공유기 문제라고는 하는데... G4는 왜 되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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