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E가 산불 방지를 위해 전력 공급을 대규모로 차단할 계획이다

PG&E는 산불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수백만 가구의 전기를 끊을 수도 있다고 통보했다. 또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더 좋은 위험 감지 센서를 설치하고 분산전원 확대를 독려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북부지역을 담당하는 대형 IOU(민영 유틸리티, Investor Owned Utility)인 PG&E는
주정부의 지시로 지난 2월, 2019년 산불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PG&E는 $1.5B~$2B 정도의 예산을 들여 초목을 제거하고, 송전선을 검사하고,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더 이상 재앙적인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산과 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2019년 1월, PG&E는  지난 몇년간의 산불의 책임 당사자로 지목되어, 막대한 손해배상이 예상되자 파산보호신청을 한 바 있다.

하지만 PG&E가 발표한 산불 방지 대책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왜냐하면 대규모의 계획 정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건조한 여름에 송전선에서 튀는 스파크 때문에 산불이 발생하여 인명 피해와 대정전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자하는 사전 조치에 해당한다.

PG&E는 얼마나 많은 고객이 계획 정전의 대상이 될지 언급하지는 않았다. PSPS(Public Safety Power Shutoff, 안전을 위한 정전) 프로그램은 CPUC(CA Public Utilities Commission)가 관할한다. 지난 주에 접수된 상황을 보면 "최후의 수단"이라고는 하지만 540만 PG&E 고객이 대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는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PSPS 프로그램에 따라 계획 정전을 실시할 수 있다고 한다.

PSPS 이벤트 발령시 계획 정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틸리티는 지역을 나누어 "비상 급전 구역(Resilience Zone)"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산불 위험 지역의 커뮤니티 센터나 필수 시설(Critical Facility)에 비상발전기를 설치하여 비상 급전 구역을 만드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 자체 발전 시설이나 인근 분산전원을 활용하여 정전 기간 동안 독립 운전을 하는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를 구축하는 것도 있다.

지역을 나누어 "비상 급전 지역"을 만드는 것이나, 새로운 마이크로드리드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2019년의 대책은 못된다. 또한 PG&E는 산불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신기술(위험 요소 조기 발견, 새로운 센서, 실시간 상황 인식 분석) 개발의 시간표도 확정짓지 못했다.

여름에 있을 화재 예방 정전에 피해를 보는 고객을 위해 PG&E가 제시하는 대책은 소방관이나 필수 시설에 비상전원을 제공하고, 정전 복구 시간을 빨리 알려주고, 전기 요금을 깎아주는 등의 고객 서비스 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결정되지 않은 것이 많다.

수천에서 수백만으로, 왜 갑자기 PG&E의 PSPS가 확대되었는가?

CPUC가 PSPS를 처음 허용한 곳은 2007년 산불 때 SDG&E(샌디애고 지역 유틸리티)였다. 2017년 극심한 산불 때 CPUC는 PG&E와 SCE(남부 캘리포니아 유틸리티)에 대한 PSPS도 관리하게 되었다. PG&E는 2018년에 배전망과 115kV 이하 송전라인 지역을 산불 위험 지역으로 지정했다.

Credit: CPUC

CPUC는 2018년 10월, 6만 고객을 대상으로 PSPS의 권한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음식이 상했다던가, 업무가 중단되었다는 식의 민원이 폭주했다. 이 때문에 그해 11월 송전선을 셧다운하는 조치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머뭇거림이 Camp Fire 화재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그때 PG&E는 위험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PG&E의 파산 절차 과정에, PG&E의 안전 조치와 PSPS 사용에 대해 William Alsup 연방 판사의 정밀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는 PSPS 조치에 대한 조건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주문했었다. 하지만 이 요청은 CPUC에 의해 기각되었다. CPUC는 PSPS의 관리는 자신들이 담당하고 있으며, 무분별한 정전은 오히려 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기는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특히 더운 여름에 에어컨이 안나온다면...)

PG&E의 PSPS 계획은 3가지 방향으로 예전보다 더 확대되었다.

1) 예전에는 CPUC 산불 지도에서 3단계 "극도로 위험" 지역만 포함했는데, 새 계획은 2단계 "상당히 위험" 지역도 포함했다. 2단계에 해당하는 지역은 어마어마한 넓이이다. 대략 PG&E 담당 지역의 절반을 웃돈다. 이것은 또한 감시 대상 배전망이 7,000 마일에서 25,200 마일로 늘어나는 것도 의미한다. 위 지도에서 3단계 지역은 빨간 색, 2단계 지역은 주황색이다.

2) PG&E는 고압 송전선도 셧다운할 계획이다. 예전에는 370마일이 해당되었는데, 이제는 5,500마일 정도이다. 단순히 영역이 넓어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송전라인을 차단하면 위험지역이 아닌데도 정전이 될 지역이 많아짐을 뜻한다.

3) PG&E는 PSPS를 발령하는 기준을 더 완화할 계획이다. PG&E는 이런 조건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많은 센서와 데이터 수집 장치들을 설치할 것이다. 거의 실시간으로 날씨, 바람, 습도, 화재에 취약한 초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더불어 과거로부터 쌓여온 화재를 유발하는 각종 징조나 사고에 대한 경험도 반영된다.

하지만 PG&E는 이러한 PSPS 발령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Michael Wara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첫째, PG&E가 기준으로 삼는 위험의 수준이 무엇인가? 새로운 기준을 정하는 임계치들은 무엇인가?"

"둘째, PG&E 영역에서 이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는 얼마나 빈번한가? 2017년, 2018년 화재 기간의 조건을 소급하여 적용해 보았는가?" 라고 의문을 표한다.

마지막으로 Wara는 송전선의 차단이 CAISO의 밸런싱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연방 정부가 관리하는 송전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주민 불편 최소화: 새로운 계통 장치와 비상 급전 구역

PG&E의 화재 예방 예산의 대부분은 송전라인 근처의 수목을 정리하고, 전력 시스템을 검사하는데 할당되어 있다. 하지만 화재의 유발을 줄이고, PSPS 시에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투자를 할 계획이다.

2단계와 3단계 지역에 대해 SCADA로 감시가 가능한 리클로저(Recloser), 정전이나 과부하시 피더를 차단하는 장치 등으로 배전망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전력망을 잘게 쪼개어, 정전에 영향받는 고객의 수를 줄일 수 있다.

PG&E가 우선적으로 이것을 하는 이유는 SCADA로 제어되지 않는 리클로저를 제거하고 대체하여, 화재 위험시 원격으로 차단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자동 리클로저의 경우,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스파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선이 절단되어 수목에 닿아 있는 경우에도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화재를 일으킨 적 있다. 2단계와 3단계 지역에 2,800개의 리클로저가 있는데, 이 중에서 2,100개가 SCADA와 연계되는 모델이다. 나머지는 2019년 6월까지 교체 완료할 예정이다.

PG&E는 2단계/3단계 지역에 리클로저를 더 많이 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함으로서 전력망을 더 잘게 쪼갤 수 있고, 이렇게 함으로서 PSPS 이벤트시에 영향받는 가구 수를 줄일 수 있게 된다.

Credit: S&C Elec

PG&E의 두번째 노력은 약간 미래 지향적이지만 "비상 급전 구역"을 구축하는 것이다. 비상 급전 구역 안에서는 PSPS 발령시에도 주민에게 필수적인 식료품점이나 주유소에 비상 전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배전망의 조정이 필요한데, 정전이 되었을 경우, 신속하게 메인 그리드로부터 회로를 끊고, 빠르게 PG&E가 설치해 둔 "인터커넥션 허브"로 연결을 전환하는 것이다. 인터커넥션 허브는 변압기와 보호계전 등을 갖춘 비상 회로로, PG&E가 제공하는 비상 이동식 발전기와 쉽게 연결하여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PG&E는 2018년 3월에 Napa 카운티의 Pacific Union College에 비상 급전 구역 시범사업을 완성했다. 이 대학에 설치된 1.2MW 급의 가스터빈 발전기는 비상시에는 마을의 소방서와 주유소, 인근 주택가와 가게들에 전력을 공급한다. 이 시스템은 2019년 산불 시즌에 시범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PSPS에 영향을 받을 비상 급전 구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소규모 그리드도 스파크에 의해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 급전 구역을 신중하게 선정할 생각이다. PG&E는 SCADA 제어가 되는 리클로저를 설치할 수 없는 지역이고, 이동식 발전기를 혹독한 조건에서도 운전할 수 있는 안전한 지역에 대해 비상 급전 구역을 설치할 예정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마이크로그리드에 투자할 때

PG&E의 화재 예방계획에는 마이크로그리드에 대한 언급이 잠깐 나온다. 계획에는 비상 급전 구역에 인터커넥션 허브에 이동식 발전기를 설치하는 것 위주로 나온다. 하지만 비상 급전 구역은 향후 마이크로그리드로 진화할 것이다. 마이크로그리드 구성 요소가 기술적 요건을 만족하고, PG&E가 이 시스템을 잘 운영할 수 있을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Credit: Wikipedia

계획은 고객이 소유하는 마이크로그리드에 대해서도 언급이 잠깐 나온다. 산불이나 기타 자연재해시 메인 그리드로부터 이탈하여(Islanding) 백업 발전기(태양광+배터리 등)로 독립적인 소규모 그리드를 운영하는 것이다. PG&E는 고객들이 자체 백업 전원을 갖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PG&E가 이들 시설을 직접 운영은 하지 않겠지만, 이들 시스템이 그리드와 잘 협조하여 동작하도록 기술지원을 할 것이다.

PG&E는 PSPS 이벤트시의 주민, 커뮤니티, 소방관들의 행동 요령에 대해서도 안내한다. 정전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통보하고, 커뮤니티를 조직하여 더위에 에어컨도 없이 고생하지 않도록 주민들을 냉방이 공급되는 피난처로 집결하게 하고, 필수 서비스 종사자들에 대한 지침도 포함한다.

PG&E외에도 SCE와 SDG&E도 화재 예방 계획에 대해 CPUC에 제출했다. 하지만 CPUC와 대중은 PG&E의 계획을 훨씬 더 민감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잇다른 산불의 원인을 제공한데다가 파산 보호 호 중이라 법원이 안전 조치에 대해 더 까다롭게 보고 있기도 하다.



참고: SDG&E의 PSPS 소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yFrAdmmdzSg

Source: https://www.greentechmedia.com/articles/read/breaking-down-pges-fire-prevention-plan#gs.limo0g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인기글